앤 재닛 존슨의 '워런 버핏 이야기'를 읽고
많은 사람들이 어린시절 위인전을 읽으며 자라왔습니다. 저 역시 부모님이 사주신 위인전 세트를 읽으며 자라왔습니다. 어린시절 읽은 위인들의 일생은 하나같이 드라마틱하고 스펙터클하며, 심지어 멋졌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인생이 빛나보이는 것이 그들이 남달라서라기보다는 그들이 성공하고, 사회적으로 유명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서 부터 위인들의 일생을 그린 책들을 잘 읽지 않게 되었습니다.
어린시절 모두들 즐겨 읽었던 위인전
위인전 형식의 책들은 몇가지 장점들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최고는 바로 읽기 편하다는 점 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인전 형식의 책들에서 작가가 두드러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작가는 이야기의 전달자 정도의 역할만 할 뿐이며, 책의 재미는 작가의 글 솜씨보다는 주인공의 인생 스토리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위인전들은 대부분 사실적으로 쓰여지기 때문에 작가의 숨은 의도나 문장의 의미를 파악 할 필요도 없고, 소설이나 에세이처럼 화려한 표현들도 없습니다. 오로지 주인공의 인생 스토리에만 집중하면 되기 때문에 참 읽기 편안한 장르입니다.
워런 버핏 이야기 - 앤 재닛 존슨 지음(명진출판사)
최근에 '워런 버핏 이야기'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사실 워런 버핏의 생애가 굼금하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선물로 받은 책이 읽혀지지 않은 채 책장에 있는 모습이 쓸쓸해 보여서 읽어주었습니다.
세계 최고 부자의 일생
가치 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 등 워런 버핏을 수식하는 말들은 많지만 뭐니뭐니 해도 워런 버핏 하면 '세계 최고의 부자'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현재 여든이 넘은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이지만 아직도 왕성한 투자활동을 벌이고 있는 워런 버핏은 1930년 미국의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시절의 워런 버핏은 다른 아이들과 달랐다기보다는 오히려 다른아이들과 별다른 점이 없었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버핏이 돈에 대한 관심과 수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은 다른아이들과 다른 점이 아니라 버핏의 성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축구를 좋아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것과 다를바가 없는 것입니다.
주식 중개 일을 하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돈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버핏은 어릴 때 부터 할아버지의 가게에서 산 껌을 팔아서 이윤을 남기곤 했습니다. 또한 11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처음으로 주식 투자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학창시절에는 친구들과 어울리기 보다는 신문배달을 하며 돈을 모으는 것을 즐겼습니다.
실제로도 그 나이의 또래들과 비교하면 엄청난 돈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워런 버핏이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매우 간단합니다. 어릴 때 부터 자기가 좋아하고 또 잘하는 일을 꾸준히 해왔던 것 뿐입니다.
책을 읽을 수록 워런 버핏의 천재성이나 완벽함에 놀라기 보다는 그의 인간적인 면모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그가 돈을 벌거나 장사를 하는데는 뛰어났지만, 여자들과 어울리는게 매우 서툴렀으며, 옷입는 센스가 영 꽝이었다는 이야기가 참 인상적입니다. 귀엽게 들리기도 합니다.
일생의 멘토를 만나다
워런 버핏의 재능과 열정에 날개를 달아준 계기가 있었다면 단연 멘토이자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 교수와의 만남입니다. 그레이엄 교수는 버핏이 어린시절 아버지의 책장에서 발견해 오랫동안 매료되었던 '현명한 투자자'라는 책의 저자였습니다. 그런 그가 컬럼비아 대학원에서 강의를 한다는 것을 알게된 버핏은 컬럼비아 대학원에 지원하였고, 향후 그의 투자 원칙과 소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스승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든든한 동반자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
스물다섯의 나이 차이를 극복한 우정
워런 버핏의 일생에 또 하나의 인상적인 만남이 있다면 마이크로 소프트의 설립자 빌 게이츠와의 만남입니다. 워런 버핏도 워런 버핏이지만 빌 게이츠 역시 세계에서 1위 2위를 다투는 부자이며 엄청난 영향력을 지닌 인물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버핏과 빌 게이츠의 우정은 더욱 세간의 주목을 받고있습니다. 둘의 만남은 이미 두사람이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을 때 이루어졌습니다. 빌 게이츠의 어머니가 그의 별장으로 버핏과 친구들을 초대하면서 둘은 처음 만날 수 있었습니다. 25살이라는 나이 차이와 관심분야도 서로 다른, 그래서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두 사람은 예상과 달리 서로에게 매우 흥미를 느끼며 첫 만남에서 사업과 투자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대화의 꽃을 피웠습니다. 이 후 둘은 나이를 초월하여 매우 친한 친구가 되었으며, 미식축구를 함께보러가거나 온라인을 통해 브리지 게임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빌 게이츠는 당시 컴퓨터에 관련해서는 문외한이던 버핏에게 9시간동안 컴퓨터에 관련된 이야기를 해 주었다고도 합니다. 특히 워런 버핏은 2006년에 빌게이츠 부부의 자선재단에 역사상 최대의 규모의 자선을 목적으로 한 기부를 하며, 남다른 우정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회의적이기는 하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워런 버핏이 세계최고의 부자가 아니라 평범한 회사에 다니는 회사원이었다면 누가 그의 인생 따위 궁금해하기나 할 까? 하고,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것이 위인이든 성공한 사람이든 그 누구의 인생이든 간에 한 인간의 삶의 스토리를 듣는 것은 그 나름대로 흥미있고, 배울점도 있는 유익한 일인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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