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의 '스님의 주례사'를 읽고

 

 

 

요즘 서점에 들르면 스님들의 책이 참 인기가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곤 합니다. 왜 목사님이나 수녀님이 쓴 책들보다 상대적으로 스님들이 쓴 책이 더 인기가 좋은 걸까? 라는 것에 대해서 나름의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스님들이 쓰신 책들은 종교적인 색채가 덜하기 때문인 것 같다는 저 나름의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스님들의 책이 인기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님들이 쓰신 책이 좋은 이유는 상대적으로 대중들에게 열려있기 때문입니다. 계속해서 상대적으로 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반드시 그런 것 만은 아니다라는 의미 입니다. 그러나 타 종교계의 분들이 쓴 책들의 경우 결론적으로는 자신이 믿는 신에 대한 내용으로 귀결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해당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이 그러한 글과 책에 공감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물런 스님들도 여지없이 불교나 불법에관한 전문적인 책을 씁니다. 그러나 또한 불교를 전혀 믿지 않는 사람이 읽어도 충분히 공감이 가능한 책들도 많이 출간하고 있어서 이러한 책들은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자면 오랜 시간 종교활동을 통해 얻은 성찰과 지혜라면 지혜이고 진리라면 진리일 것들(수행을 통해 얻은)을 자신의 마음과 자신이 믿는 종교라는 울타리 속에만 가두어 두는 것이 아니라 대중들과 나눈다라는 느낌이 참 좋은것 같습니다.

 

스님의 주례사 - 법륜 지음(휴)


스님의 책이 인기있는 이유에 대해서 일장연설을 펼친 이유는 최근에 법륜 스님이 지은 '스님의 주례사'라는 책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읽은 것이 어느덧 결혼 적령기를 맞이했기 때문인가? 라고 물으신다면 결혼 적령기라고 불리는 나이를 맞이한 것은 사실이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실 책의 제목에 '주례사'라고 버젓이 적혀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책이 남녀의 관계에 대한 내용일거라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책을 읽어보니 남녀의 관계 그리고 결혼 생활에 대한 진정성있는 조언과 통찰력이 느껴지는 책이었습니다.

 

즉문즉설의 법륜스님이 들려주는 주례사 

지겹기로 유명한 것이 두가지 있다면, 하나는 교장선생님의 훈화말씀이요 또 하나는 결혼식의 주례사인데 법륜 스님이 들려주는 주례사는 조금 다릅니다.  

  

'즉문즉설(卽問卽說)'로 유명한 법륜 스님

 

스님의 주례사에서는 남녀에게 그리고 부부에게 일어날 수 있는 구체적인 상황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가령 나이 차이가 많은 사람과의 결혼이라든지,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이라든지 결혼을 준비하는 단계로부터 시작하여 배우자가 바람을 피운 상황이라든가 고부(姑婦)간의 갈등과 같은 부부생활의 단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황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법륜 스님은 이러한 남녀관계에 대한 다양한 상황들 속에서 '서로의 사랑으로 검은 머리 파뿌리 될때까지 행복하게 잘 살아라'는 형식적인 결혼식 주례사와 같은 충고나 조언이 아닌, 과연 즉문즉설로 유명하신 스님 답게 명쾌하고 현실적인 그리고 진정성있는 조언을 들려주었습니다.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려있다

그런데 책을 읽어 나가다보면 과연 수행을 많이 하신 스님이 쓰신 글이라서 그런지 결국 참아야 한다든지 좋은 방향으로 생각해야 한다든지 하는 마음 수양적인 해결책이 많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한번더 생각해 보니 법륜 스님의 이러한 해결책이 참 지혜롭다 라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가령 배우자가 바람을 피운 상황에서 배우자와 이혼을 하는 한가지 방법도 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배우자를 미워하고 원망하는 일은 결국 자기 마음을 힘들고 지치게 하는 것일 뿐 자신에게도 그리고 서로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비생산적인 에너지 소모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과감하게 헤어지는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서로의 관계를 위해 도움되는 행동과 마음을 갖는 것이 더욱 좋은 일인 것이죠.

 

이렇듯 스님의 주례사는 주로 남녀관계에 대한 이야기들이지만, 읽어나가다 보면 삶을 살아가는 마음 가짐에도 귀감이되는 글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개인의 삶과 수행이 결코 둘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법륜 스님의 평소 가치관과도 잘 맞아 떨어 집니다.

 

결혼은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

물건 하나를 고를 때에도 신중해지는 우리이기 때문에, 인륜지대사라는 결혼을 앞두고 혹은 결혼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 얼마나 신중하게 생각해야하고 노력해야하는지 이루 말 할 수 없습니다. 또한 아무리 신중한 선택을 한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 없이 순탄하기만은 힘든 것이 결혼 생활입니다.

 

법륜 스님이 책에서 들려주는 현실적이고 냉정한 조언은 쓴소리 처럼 들릴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결혼을 하면서 만나는 작거나 또는 거대한 풍랑 앞에서 스님의 말씀들이 보약처럼 작용 할 것 같습니다. 몸에 좋은 약이 입에는 쓴 것 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