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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

포근한 애니메이션 '코쿠리코 언덕에서'

by 코믹디언 2012.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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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근한 애니메이션 '코쿠리코 언덕에서'

 

 

 

예전부터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을 좋아했습니다. 그가 만든 거의 모든 작품들을 보았고, 또한 그가 속해있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들도 눈여겨 보았습니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최신작인 '코쿠리코 언덕에서'의 감독은 미야자키 하야오가 아닌 그의 장남인 미야자키 고로입니다.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판타지적 요소를 배재하고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선보이는 첫번째 사랑이야기라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상당히 기대하며 보았던 작품입니다.

 

항구도시 '요코하마'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 아름다운 항구도시 요코하마

코쿠리코 언덕에서는 일본의 아름다운 항구도시 요코하마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요코하마를 배경으로 삼은 이유는 우선, 항구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을 생각하다가 요코하마를 떠올리게 되었고, 또한 작품의 시대적 배경인 1963년의 정서와,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공존하는 요코하마가 잘 어울렸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에서 특정 지역을 직접적으로 배경으로 선정한 경우는 처음이라는 점에서 특히 인상적입니다. 일본 내에서는 매우 흥행한 코쿠리코 언덕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요코하마를 찾는 관광객 또한 많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코쿠리코 언덕에서 - 미야자키 고로(2011)


 

항구가 보이는 언덕의 하숙집에서 열서엿의 여주인공 '우미'가 가족들과 하숙생의 아침식사를 분주하게 준비하는 모습으로 애니는 시작됩니다. 소녀는 바다에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매일 아침 안전한 항해를 기원하는 깃발을 올립니다. 한편 같은 학교에 다니는 열일곱 남자 주인공 ''은  매일 바다위에서 그 깃발을 바라봅니다.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둘은, 낡은 것은 모두 버리고 새로운 것으로 바꾸자는 사회적인 분위기와 함께 철거의 위기에 놓이게된 학교의 낡은 동아리 건물 '카르티에 라탱'의 철거 반대를 위한 건물 보존운동을 하며 점점 가까워지며, 서로에게 묘한 끌림을 느끼게 됩니다.

 

서로에게 끌리던 우미와 슌의 풋풋한 러브라인은 두 주인공이 친남매라는, 즉 아버지가 같다는 넘을 수 없는 시련에 부딪히게 됩니다. 이렇듯 코쿠리코 언덕에서는 두 주인공의 풋풋한 첫사랑에 찾아온 비극과 비극의 해결이 주된 내용입니다.

 

착하고 부드러운 느낌으로 펼치는 막장드라마

현실감있게 만들어진 코쿠리코 언덕에서는 항상 판타지적이고 환상적인 애니매이션을 선보이던 미야자키 하야오와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매이션 중에서는 상당히 새롭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브리 스튜디오 특유의 선하고 부드러운 느낌, 소녀의 감성, 따뜻한 결말 등은 여전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코쿠리코 언덕에서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착하고 부드러운 느낌으로 펼치는 막장드라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풋풋하게 이어가던 소년 소녀의 첫사랑이야기에 느닷없이 등장한 극단적인 설정은 다소 쌩뚱맞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또한 특유의 선하고 부드러운 느낌 때문에 막장드라마적인 설정이 살짝 안어울리기도 했습니다.

 

낡았지만 사유와 낭만이 있는 공간 '카르티에 라탱'

 

핵심적인 공간 '카르티에 라탱'

애니 속의 가장 핵심적인 포인트는 역시 학교의 낡은 동아리 건물인 '카르티에 라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카르티에 라탱은 낡고 지저분한 건물이지만 각양각색의 동아리 학생들이 각자 저마다의 관심분야를 실험하고 탐구하는 낭만과 전통이 살아있는 공간입니다. 카르티에 라탱은 물론 두 주인공이 점점 서로에게 끌리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서도 중요하지만, 이야이기의 시대적 배경인 1963년(도쿄올림픽이 열리기 전의 해), 낡은 것은 모두 버리고 새로운 것만 환영받던 시기에 역사와 전통 그리고 추억과 낭만의 소중함을 상징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카르티에 라탱은 원래 프랑스 파리에 있는 거리라고 합니다. 중세시대부터 학문의 중심지로 여겨졌으며 지금도 파리의 유명 대학들이 밀집해 있는 곳입니다.

 

카르티에 라탱을 지키위한 학생들의 노력

 

학생들이 카르티에 라탱의 철거를 막기위해 자발적으로 건물을 청소하고  보수하는 장면은 특히나 가장 인상깊은 장면 중 하나 입니다. 뭐 이부분에는 많은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냥 학생들의 순수한 감성이 보기 좋았던 것 같습니다.

 

코쿠리코 언덕에서는 첫사랑의 순수하고 풋풋한 감성이 지브리 스튜디오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잘표현된 애니메이션 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브리 스튜디오가 언제나 그랬듯 따뜻한 결말은 식상하기도 하지만, 그런 좋은 마무리, 그리고 보고나면 마음이 정화되는 좋은 느낌은 많은 사람들이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한 중간 중간에 흐르는 일본의 60년대 대중 가요는 이 애니메이션이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더욱더 잘 살려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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