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읽고
위대한 개츠비 다음으로 제가 도전한 작품은 바로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입니다. 노인과 바다는 앞서 읽었던 '위대한 개츠비' 보다 표면적으로는 분명 훨씬 더 친숙한 작품입니다. 표면적으로라는 단서 조항을 붙인 이유는 노인과 바다의 줄거리나 결말은 익히들어 잘 알고있지만, 제대로 읽어 본 적은 없기 때문입니다. 노인과 바다가 매우 의미있고 훌륭한 작품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간접적으로 이 소설을 경험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가령 학교 수업을 통해서라든지, 매체를 통해서라든지... 비단 저 뿐만이 아니라 아마 많은 사람들이 저와 비슷하지 않을까? 하고 추측해 봅니다.
미국 문학의 거장 '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의 줄거리는 여러분이 잘 알고 있는 그 내용이 맞습니다. 멕시코 만에 조각배를 띄우고 고기잡이를 하는 '산티아고' 노인은 84일 동안 고기를 한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85일 째 되는 날 노인은 먼 바다로 고기잡이를 나가고, 몇날 몇일의 사투 끝에 엄청난 크기의 청새치를 잡게 됩니다. 그러나 피 냄새를 맡고 쫓아오는 상어들에게 청새치를 모두 빼앗겨 버리고, 결국 노인은 뼈만 남은 청새치와 함께 돌아오게 됩니다.
'노인과 바다'라는 작품이 가지는 의미
노인과 바다라는 작품이 가지는 의미 역시 그렇습니다. 비록 눈에 보이는 성과 혹은 결과물을 얻지 못하더라도 산티아고 노인이 보여준 도전과 사투는 그 자체로도 가치있고 아름답다라는 것이죠. 사실 누가 읽어도 비슷한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오히려 다른 의미로 해석하기가 더욱 힘든 고전적이고 단순화된 내용이지만 한편으로는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변하지않을 고결하고 절대적인 가치이기도 합니다. 가령 슈퍼스타K를 비롯한 여러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사실 우승이나 순위권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보이는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도전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그분들의 도전을 무의미하거나, 보잘것 없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오히려 다른 도전자들 보다 더욱 감동받고 더 큰 박수를 보내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노인과 바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브라운힐)
거칠고 솔직한 헤밍웨이의 문체
그러나 고결하고 깊은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는 점 뿐만아니라, 문학작품 그 자체로도 노인과 바다는 분명 훌륭한 작품입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동시대의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글이 화려하고 현란한 변화구의 향연이었다면,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글은 거칠고 솔직한 직구의 정면승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소설 노인과 바다에서도 묘사와 비유 보다는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표현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노인이 몇날 몇일을 청새치와 대치하는 장면에서 단지 글을 읽을 뿐이지만 노인이 얼마나 힘겹고 치열한 사투를 벌이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
이 소설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의 소설의 거의 마지막장면에 있습니다. 테라스에서 바다를 내려다 보고 있던 한 부인이 산티아고 노인이 잡은 청새치의 뼈대를 보고 저게 무엇이냐고 웨이터에게 물어보는 장면입니다. 웨이터는 그것을 '티부론(상어의 일종)'이라고 대답하고, 대답을 들은 부인은 '상어가 저렇게나 아름답고 멋진 꼬리를 가지고 있는 줄은 몰랐다'고 말합니다.
이 장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노인이 잡은 물고기가 티부론(상어)이라고 알고 있지만, 노인이 잡은 물고기는 청새치가 맞습니다. 작가가 의도적으로 삽입했다고 알려지는 이 장면은, 우선 노인이 그 만큼 크고 거대한 청새치를 잡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노인이 그렇게 힘겨운 사투를 벌인 결과물이 그저 다른 사람들의 입에서는 마음대로 손쉽게 판단되어버리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뭐가되었건 간에 별 상관이 없는 다소 씁쓸한 장면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과연 많은 사람들의 입에 수 없이 오르내린 이유가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은 간접적으로 나마 노인과 바다를 알고 있겠죠. 그러나 분명한건 줄거리만 대충 알고 있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독후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류시화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을 읽고 (4) | 2014.08.21 |
---|---|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를 읽고 (8) | 2014.08.07 |
스펜서 존슨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읽고 (6) | 2014.04.02 |
프랑수아 를로르의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을 읽고 (0) | 2013.11.08 |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읽고 (25) | 2013.04.20 |
김난도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읽고 (8) | 2013.04.14 |
베티 스미스의 '나를 있게 한 모든 것들'을 읽고 (7) | 2013.04.11 |
정재형의 'Pari`s talk'를 읽고 (2) | 2013.03.25 |
앤 재닛 존슨의 '워런 버핏 이야기'를 읽고 (6) | 2013.0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