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를 읽고
최근에 블로그에 '독후감'이라는 카테고리를 생성했습니다. 독후감이라는 카테고리의 제목처럼 이곳에는 다른사람들에게 책을 추천하려는 목적으로 포스팅하기 보다는 제가 읽은 책들에 대한 느낌이나 감상평을 제 나름대로 남기고 싶은 마음으로 포스팅을 하려고 합니다. 마치 어렸을때 독후 감상문을 공책에 작성했듯이, 그런 일들을 이제 저는 저의 블로그에 하려는 것이죠 ^^
독후감 카테고리의 첫 포스팅은 최근에 읽은 책이 아닌 5년 전 쯤에 처음 읽었고 지금까지 두 세번 정도 읽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입니다. 5년이나 전에 읽은 이 책을 첫 포스팅으로 선택한 이유는 아마도 이 책이 저에게 책읽는 즐거움을 알게해준 책들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나무 -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열린책들)
나무를 처음 읽었을 때 저는 군인이었습니다. 당시에 저는 책을 거의 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군대에서 시간을 그냥 허비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책이라도 읽자는 마인드로 처음 골라잡은 책이 당시에 엄청나게 인기를 끌고있던 나무였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술술 잘넘어 간다는 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만약 제가 책을 좋아하지도 않던 그때 딱딱하고 글만 빼곡한 책을 골랐었다면 저는 아직도 책과는 담을 쌓고 있었을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나무는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몇 편의 단편 소설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책은 그렇게 얇지 않고 두꺼운 편이지만 각각의 단편 하나 하나들은 짧은 편이라서, 이상하게도 정말 편안하게 잘 읽히는 책입니다. 물론 이야기들이 재미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중간중간에 프랑스의 만화가 뫼비우스가 그린 컬러 삽화들도 인상적입니다. 재미있는 이야기와 컬러로된 그림까지 있으니 두꺼운 책이지만 마치 동화책을 읽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프랑스의 만화가 뫼비우스가 그린 컬러 삽화
사실 이 책에 대해서 저는 깊은 감동이나 성찰도 없고 그저 흥미위주의 스토리들, 그냥 간간히 머리식히기에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책에서 꼭 무엇인가 얻으려고 하고, 이해타산적으로 자기개발서 위주의 독서를 하던 저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부끄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책에서 무엇인가 얻으려고 하지 않고, 진심으로 책의 내용에 흠뻑 빠지다 보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요즘 느끼게 됩니다.
맞습니다. 사실 이 책은 감동이나 깊은 성찰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재미로 읽기 좋은 책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속에 깊이 새길 필요도 없고, 골똘히 고민할 필요도 없고 그저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즐기기만 하면 되는 아주 편안한 책이죠. 그래서 이 책은 삭막하고 빠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혹은 나른한 오후의 단잠과도 같은 그런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편안하게 읽기 좋은 책 한권의 여유와 휴식, 그리고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구성된 이야기가 일깨워주는 창의적인 생각들과 영감은 훗날 그 어떤 자기개발서들 보다 더 위대하고 멋진 일들을 이루어 낼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개인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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