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교토 - 후시미 이나리 신사, 도리이 터널을 거닐다!

 

 

 

여행 2일차 나는 드디어 일본에서 햇님을 만날 수 있었다. 다음 숙소는 오사카에 있는 곳으로 예약을 했기 때문에, 이날 오전까지 교토 관광을 조금 더 하고 오사카로 넘어가기로 했다. 교토에는 아직 보지 못한 관광지들이 수두룩했다. 여행이 끝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오사카보다 교토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든다. 그만큼 교토는 볼거리가 참 많은 도시였기 때문이다.

 

'후시미 이나리 신사'의 입구

 

아무튼 교토에서 마지막으로 '후시미 이나리 신사'를 둘러보기로 했다. 후시미 이나리 신사는 영화 '게이샤의 추억'의 촬영지로 유명했지만, 나는 그 영화를 보지 못했다. 단지 여행 책자에 나와있는 사진만으로도 참 매혹적으로 느껴지는 곳 이었기에, 나는 이곳을 선택했던 것이다.

 

JR 교토역 물품보관 캐비넷에 모든 짐을 맡겨놓고, 전철을 타고 후시미 이나리 신사로 이동했다. 정차역의 이름 역시 '이나리 역'이다. 길 건너편에 바로 후시미 이나리 신사가 보인다.

 

신사의 입구에는 항상 도리이(鳥居)가 있다.

 

경내로 들어서니 웅장한 도리이(鳥居)가 나를 반겨준다. 일본의 신사의 입구에는 언제나 이 도리이가 있다. 도리이는 불경한 곳과 신성한 곳을 구분짓는 경계이다. 도리이는 장미꽃 색깔처럼 완전한 붉은 색깔이 아닌 주황색으로 칠해진다. 이 주황의 문은 나도 모르게 나의 옷매무새와 발걸음을 경건하고 또 조심스럽게 만든다. 

 

이나리 신을 모시는 사자 '여우' 상

 

 

곡식을 주관하는 '우카노미타마'(이나리)

후시미 이나리 신사는 '여우 신사'라고 불리는 신사 답게 입구에서 부터 경내 곳곳에서 여우 상을 발견 할 수 있었다. 후시미 이나리라는 이름에서 후시미는 지명을 따온 것이고, 이나리는 많은 사람들이 여우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과는 조금 다르다. 이나리와 여우 사이에는 완전한 이꼴(=)이 아니라 하나의 다리를 더 거쳐야 하는 것이다.

 

이나리는 음식과 곡식을 주관하는 신 '우카노미타마(이나리 신)'이다. 따라서 이나리 신앙은 곡식을 주관하는 신을 섬기는 것이고, 이나리 신사는 그런 신을 모시는 신사인 것이다. 그런데 우카노미타마(이나리 신)의 사자가 여우였기 때문에, 여우 역시 신성시 여기게 되었던 것이 근래에 와서는 여우를 섬기는 것으로 와전된 경향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경내에 흔히 볼수 있는 여우 상들이 마치 신사의 마스코트 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나와 같이 잘 모르는 외국 관광객들은 여우를 모시는 신사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튼 이나리 신사는 일본 전역에 분포하고 있는데 이곳 '후시미 이나리 신사'는 그런 이나리 신사의 총본산과 같은 곳 이며, 그만큼 참배객의 수도 일본의 신사들 중에서 순위에 꼽힐 정도로 많은 곳이다.

 

수백, 수천의 도리이가 만들어내는 붉은 터널!

 

뒷편에는 봉납한 사람 혹은 기업의 이름이 적혀있다.

 

수백, 수천의 도리이(鳥居)가 만들어내는 장관

신사의 마스코트인 여우 이상으로 후시미 이나리 신사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본당 뒷편부터 신사가 위치한 이나리 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수백, 수천의 도리이가 만들어내는 붉은 터널이다. 이나리 신은 곡식을 주관하는 신이지만 그 영역과 의미가 점점 확대되어 상업성공을 주관하는 신으로 섬김을 받고 있다. 후시미 이나리 신사의 이 수천에 달하는 도리이들은 전국 각지의 사람들 혹은 회사 등에서 성공과 번창을 기원하며 봉납해 온 것들이라고 한다. 산의 정상까지 이어지는 도리이들을 모두 보려면 2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등산 코스이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교토 시내의 전경도 훌륭하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나는 등산을 택하지 않고 뒷뜰에 있는 도리이 터널을 잠시 거닐고 왔다.

 

수백 수천의 도리이가 만들어 내는 붉은 터널 속을 걷는 기분, 그 기분은 정말 말로 쉽게 표현이 되지않는 몽환적인 느낌이었다. 또한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을 내게 선사하기도 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염원이 일구어낸 도리이 터널... 멋지고도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