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교토 - 청수사(기요미즈데라)를 구경하다!

 

 

 

2014년 7월 무더운 여름날, 내 생애 첫 해외여행이 시작되었다. 일본 오사카 간사이공항에 내린 나를 반겨주는 것은 다름아닌 비였다. 비가와도 기분은 역시 좋았지만, 날씨가 맑았더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은 역시 남았다. 여행객에게 비란 존재는 아무리 예쁘게 봐주려고해도, 몹시 불편하고 성가시다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당연히 우산까지 챙겨가는 센스는 없었기 때문에 우산을 사야만 했다. 편의점에서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투명 비닐 우산을 사기로 했는데, 가격은 450엔이었다. 단순히 계산하면 4500원, 일본의 높은 물가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아무튼 교토에 도착한 나는 미리 예약해둔 숙소에 짐을 풀었다. 그리고 홀가분한 몸이 되어서 다시 나왔다라고 생각했지만, 한손에 들려있는 우산이 나의 자유를 구속하는 듯 했다.

 

청수사(淸水寺)로 향하는 길

 

교토에서 가장먼저 가보기로 한 곳은 바로 청수사(淸水寺), 일본어로는 '기요미즈데라'라고 불리는 유명한 절이었다. 교토역에서 100번 버스를 타고 고조자카(五条坂) 정류장에 내리니 청수사로 향하는 언덕길을 만날 수 있었다. 청수사에 가기 위해서는 언덕길을 10분정도 걸어 올라가야 했는데, 이 언덕길은 힘들다기 보다는 매우 즐거웠다. 길은 비가오는데도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길 양쪽으로는 기념품과 지역 특산품 혹은 간식거리를 파는 가게들이 즐비했다. 그야말로 관광지에 온 기분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청수사(淸水寺)의 출입구인 '인왕문'

 

교복을 입은 수많은 학생들 덕분에, 나는 이곳 청수사가 수학여행의 필수 코스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수학여행 하면 내 고향 경주의 '불국사'를 빼놓을 수 없는데, 나는 청수사에서 불국사와 비슷한 느낌을 느낄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청수사의 출입구인 인왕문이 보인다!

 

청수사(淸水寺)에서 내려다보는 교토의 전경

 

교토라는 도시는 참 우리나라의 경주, 내고향 경주와 많이 닮았다. 두 도시 모두 옛 수도였음은 물론이고, 천년이라는 세월까지 비슷하다. 경주 사람들은 어디가서 고향자랑을 할 때면 으례 '천년고도의 도시'라는 말을 주로 사용하곤 하는데, 이곳 교토 사람들도 그러한지 새삼 궁금해 진다. 이렇듯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쉬는 도시인 만큼, 교토에는 귀중한 문화재들이 즐비하다.

 


아무튼 이러한 교토의 수 많은 문화유산들 중에서 대들보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이곳 청수사이다. 그리고 가장 인기있는 관광명소 이기도 하다. 깍아지르는 절벽에 돌출되어있는 청수사의 본당 건물은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내지만 화려하거나 넘치지 않고 정갈함이 참 좋았다. 본당 툇마루에서 바라보는 교토 시내의 전경이 또한 일품인데, 내가 간 날은 비가와서 시개는 그리 좋지 않았다. 그러나 그 또한 참으로 운치 있는 풍경이었다. 청수사 본당 툇마루는 172개의 나무 기둥으로 이루어 져 있는데, 못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건축적 비밀은 청수사의 아름다움에 마치 방점을 찍는 듯 하다.

 

지혜, 사랑, 장수에 효능이 있다는 '오토와 폭포'

 

사진에 보이는 세가닥의 물줄기는 청수사(淸水寺)라는 이름의 기원이자 이 사찰의 기원이되기도 하는 오토와 폭포이다. 저 사내아이 오줌줄기 정도밖에 안되는 물이 무슨 폭포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오토와 산의 절벽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이니 폭포는 폭포인 샘이다. 8세기에 오포와 폭포를 발견한 '엔친'이라는 승려가 이곳에 관음상을 모신 것이 이 절의 시초라고 전해진다. 청수사의 청수(淸水)는 한자 그대로 맑은 물을 뜻하는 것인데, 성스러운 물이라는 의미로 불려지고 있기도 하다. 

 

각각의 물줄기에는 왼쪽부터 지혜, 사랑, 장수에 효능이 있다고 전해진다. 사람들은 저마다 소원을 품고, 긴 국자와 같은 것으로 오토와 폭포의 물을 마신다. 혹은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물을 마신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나중에 오토와 폭포 물줄기 각각의 의미를 알게되니, 나는 장수에 효능이 있는 물을 마셨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무튼 매우 재미있고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있는 오토와 폭포이다.

 

나는 교토에 갈 기회가 생길 때마다 청수사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다. 난 비오는 날의 청수사의 모습 밖에 보지 못했기 때문에, 맑은 날의 청수사, 붉게 단풍이든 청수사, 눈 덮힌 청수사의 모습까지 모두다 보고싶기 때문이다....